정신분열증 환자는 사고의 장애, 망각, 왜곡된 지각능력
환각증상도 나타나고 망상도 있다.
우리 엄마는 정신분열증을 앓은지 40년째이다.
요즘들어 엄마가 자주보이고 있는 정신분열증 증상중 하나가
대화나 말을 할때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제가 계속 바뀌며 대화의 진행의 원활히 안된다.
예를 들어 "니 걱정에 엄마가 잠을 못잔다"라고 했다면
나는 엄마에게 걱정끼친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거다라며 엄마를 안심시켰는데
이번에는 다른 주제로 또 말을 건다.
"오늘 회색옷을 입어서 내가 이렇나?"
그럼 나는 또 옷색깔은 중요한게 아니다. 어떤색을 입으면 어떻냐 괜찮다.
이렇게 대답하면 또 다른주제로 전개된다.
여러번 그 주제에 대해 답하며 위로해주다보면
어느새 화가 나있는 나를 발견한다.
솔직히 내가 태어나기전부터 아팠다고 하는데
약물치료를 계속 병행하고 있지만 약에 대한부작용인지
약에 대한 내성인지 이젠 노화로 약빨도 그리 듣지 않는다.
그나마 종교로 인해 정말 심했을 시기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하다.
결혼해서 엄마옆에 같이 안있을뿐이지 통화를 하면
그 정신적 고통은 그대로 전해져온다.
정신분열증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기란 참 힘든다.
감정에 대한 컨트롤이 잘안된다.
심한말도 해버리고 여러주제로 대화를 하다보면
자기만에 틀에 갇혀 무서움, 불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걸 보면
답답함과 화가 난다.
특히 이 화는 주변사람들 이야기를 듣거나 경험했을때 더 나더라.
오늘 친구집을 갔는데 친구엄마, 아빠는 엄청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하며
손자를 이뻐해주고 가정의 화목함이 절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밥을 먹는데 정말 엄마가 해준 밥상의 느낌?
여기서 엄마란 티비에서 엄마밥이라고 칭하는 그런 밥이다.
우리 엄만 아팠기에 반찬은 거의 없었고 한가지해서 겨우 먹거나
과일, 고구마, 토마토등으로 대체했었다.
여러재료 가득 들어간 된장찌개에 야채듬뿍 생선조림에
여러 밑반찬들을 보니 특별하지 않았음에도 그 반찬상에 눈물이 왈칵 나올뻔했다.
정말 평범한 부모님과 그저 평범한 한끼인데
나에게 절대 있을수 없는 분위기와 밥 한상차림.. .
집에 와서 따뜻한 말한마디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괜찮은 엄마목소리를 기대하며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불안섞인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에 또 짜증이 났다.
화는 나로부터 일어나는거지만 원인제공은 엄마에게 있다고 생각.
같이 옆에 있을 아빠를 생각하니 아빠는 또 얼마나 힘들까싶어
정신적으로 많이 괴로웠다.
너무 마음이 안잡혀서 법륜스님 강의를 보았고
괴로움은 그 누구때문에도 아닌 나로부터 일어나는것임을 깨달았다.
마음을 비우고 엄마의 증상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여야한다.
그래야 내마음이 편하지만 쉽게 안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있다.
엄마가 괜찮을땐 정말 또 일상생활잘하고 사회적인 관계도 잘 유지할만큼
괜찮은 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날을 봐왔기에 엄마가 갑자기 아픈것에 대한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힘들고 나을것이라는 희망이 생기더라.
근데 그 마음을 이젠 내려놔야하나 싶다.
40년을 아파왔는데 내가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걸까.
어차피 이사람은 안바뀌는거고 옆에서 아무리 어루고 달래도보고
화도 내보고 정신병원에도 넣어봤지만
나아지지 않는걸 보면 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을까 싶다.
엄마의 할머니를 원망도 했다.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제대로
독립심도 키우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는 성격을 만들었다고 생각이 들고
처음 재발했을때 제대로 처신했다면 우리엄만 이렇게 안됬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지난날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렇다.. .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지켜보는 가족은 이렇게 힘이든다.
몸이 아파서 직접 그사람을 케어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면
알아듣고 기운내고 화이팅하는게 정신분열증환자에겐 통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만의 어떤 세상에 갖춰 환청을 듣고 있고 피해망상이 있으며
이상한 말 또는 행동으로 가족을 지치게한다.
치매는 국가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고 보호자의 힘듬을 이해하지만
정신분열증을 보는 사회의 시선은 아직 그렇게 좋지 않은것 같다.
하기사 범죄뉴스보면 정신분열증환자들도 많더라.
우리엄마는 그정도까지 아닌거에 난 그저 감사해야하나?
정신분열증 환자를 가족으로 함께한다는건 대단한 수행의 길이 필요하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지금 이 상황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괴로워 자꾸 내려놓는 연습을 한다.
20대때는 엄마의 아픈모습을 보면 옆에 있기보다
순간을 벗어나고 집에 잘 안들어가거나 집에가도 내 방에만 있었다.
근데 결혼하고 난 알았다.
결혼을 해서 몸만 함꼐있지 않을뿐이지 엄마는 결국 내 가족이고
내가 일정부분 감당해야하는게 분명 있다는것을. ...
예전에는 정신적으로 지쳐있으니 왠 사이비가 내게 말을걸어
거기 따라가서 직접 이야기도 듣고 했다.
이럴떄일수록 멘탈 부여잡고 더 조심해야한다.
진짜 좋게 생각하자면 이런 정신분열증 환자가 우리 엄마라서
내가 일찍 철이 들었고 좀 더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
단순히 물질적으로 돈을 잘벌고, 잘먹고 잘사는것보다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얼마나 큰 축복임을 느낀다.
정신적인 건강이 곧 몸의 건강이오
정신이 아프면 몸도 아프기에 나 역시 아프지 않으려고
늘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 이 한국에서만 정신분열증 환자만 몇만명이 될거고
그 가족들은 몇십만명이 될건데.....정상적인 사람이 정신분열증환자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케어한다는게 정말 큰 희생이 필요하다.
혹시 이 글을 보고있는 정신분열증 환자 가족이 있다면
우리 같이 힘을 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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