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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일상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된 이유 1편

by 오필리아찡 2018.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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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된 이유_

 

구체적으로 실천한건 아직 1년정도이고

이것 역시 극단적인 미니멀은 아니고 계속 진행중이다.

어쩌면 미니멀과 맥시멈사이의 경계일지도 모른다.

 

 

내가 결정적으로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된건

내가 사는 이 지역에 지진이 났을때였다.

생각보다 큰 지진. 땅이 울리면서 건물이 흔들리는 그 느낌을 아직 잊을수 없다.

그리고 그 이후 여진, 잊을만하면 다음 년에 또 발생.

더 이상 한국이 안전지대가 아니구나 그냥 넘길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당시에 피난가방이 유행처럼 번져 지진이 나면 현관입구에 피난가방을

냅두고 행여나 지진이 일어나면 그걸 들고 밖으로 대피할 수 있게끔 했다.

나 역시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역카페를 찾아보고

나처럼 걱정하는 사람들을 보며 위안삼고 또 지진으로인한 피난가방을 직접 싸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소리나 진동에도 놀라고 쉽게 예민해졌다.

피난가방을 챙기는데 무엇을 챙겨야할지 몰랐다.

그때 당시 거실, 안방, 작은방등을 살펴보며 이 많은 물건들중에

가방에 나는 무엇을 넣어야하나? 고민을 했다.

 

 

난 고민끝에 가방안에 다음과 같은 물건을 넣었다.

-칫솔, 치약, 수건2장, 담요, 휴대폰충전기, 물티슈, 다이제, 초콜렛, 손전등, 신분증, 바람막이옷, 속옷과양말, 컵라면

 

뭐야? 이거?

집에 짐이 이리도 많은데 내가 챙겨넣은건 10가지를 겨우 넘었다.

어찌보면 생존가방인데 정말 없는거 아니야?

그러고보면 진짜 가전제품외에 내가 필요하고 주로 쓰는것들이 거의 없었고

거의 보관용, 장식용물건들이 대부분이었다.

 

다행히도 피난가방을 들고 대피할만큼의 큰지진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여전히 그때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어서

짐을 줄여야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게 내가 미니멀을 시작하려고 하게된 결정적인 계기인것 같다.

 

 

미니멀라이프란 뭔가? 막 찾아보던 중 어떤 영상을 보면서 느낀건

우리 한국이 유독 맥시멀이 많은것 같다.

옛날 6.25전쟁 이후 없이 살던 시절을 기억하고

옛어르신들이나 우리부모님세대가 특히나 못버리시고

집에 꽉꽉 쟁여놓는걸 많이 본다. 당장에 우리엄마아빠만 봐도 그렇다.

결혼전에는 내 방안에 공간만 정리하면 되었는데

그 당시 나역시도 맥시멀이었다.

 

원하는것, 좋아하는것에대한 물건들을 마구 지르고

쇼핑앱이나 휴대폰결제로인해 쉽게 쇼핑할 수 있는게 한몫한것 같다.

결혼 전 내방이 3평남짓 공간이였는데 잘공간 빼고

짐으로 가득찼다. 겨울옷은 내방옷장으로도 모자라 부모님옷장에 쑤셔넣고

귀걸이는 틈틈히 사모으고 추억이라며 사진을 몇백장 인화하고 버리지못했던 때가 있었다.

좋은옷보단 브랜드없는 옷 여러벌을 사서 쟁여놓고 안입는옷도 수두룩.

 

 

지금 나는 내공간, 내 집이 생기고 안방뿐 아닌 모든 공간을

내가 주부로써 정리해야했다.

모든 공간을 직접 정리해보니 물건이 많을수록 내가 할일이 많아지고

짐이 늘어날수록 넓게만 느껴졌던 24평도 좁게 느껴지고 있었다.

15평에서 신혼집을 시작했는데 24평으로 이사가던날

너무 넓어서 어쩌냐며 행복해 했는데.

어느순간 24평이 넓은지 모르고 30평을 바라던 내모습.

지진을 겪고 이사오면서 정말 많이 버렸다. 결혼전 싹 가져왔던 내 전공책들,

옷, 귀걸이, 장식품, 인형, 가구등을 버리고 왔는데...

 빈공간을 가만히 두려고 하지않는다.

 

신랑이 아무리 청소를 도와준다고해도 절대 나만큼 아니고

구석구석 하지 못한다. 내눈에 보이는 정리할 것은 신랑눈에는 보이지 않나보다.

 

 

 

지금 여기 올린 사진들은 이사오고나서 얼마안된 우리집이다.

이때는 짐이 다 심플하고 몇개없었다.

근데 지금 아기까지 태어나니 아기짐까지 더해져 여기저기 쌓아두기 바쁜

내모습을 발견했다.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인가보다.

자극이 없으면 잊혀진다.

그래서 약간 스트레스도 받아야하나보다.

 

 

아기가 있어서, 앞으로 할거라서, 취미생활이라서,

이딴 핑계 다 집어치고 정말 필요한 물건, 의미있는물건,

가치있는물건, 가슴설레는 물건들만

남겨두기로 했다.

 

 

소유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나름 사람에대한 열등감도 있었다.

남과 비교하려고 하는 삶은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는데

그 원인은 내 자존감이 낮아서였다.

돈이 많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쟤는 유학도 가네? 저 아이는 명품백만 들고있네?

고등학교다닐때지만 해도 전혀 빈부격차를 느끼지 못했는데

사회생활을 하고 본격적으로 나이가 먹으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것들에 대한 우울감? 그런게 있었다.

결혼을 하고나니 결혼은 현실이란 말처럼 정말 시작부터 남다른 친구들과 비교가 되었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즐겁기도 했지만 가지고 가지지못한것들에 대한 열등감이 있었다.

내가 더잘되야지 나는 더잘할거야. 나는 잘되야만해.

이런생각들로 내 스스로를 압박하고 쪼여왔는데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근데 미니멀라이프를 접하면서 아직까지 자존감이 완전히 회복된건 아니지만

뭐 딱히 그 사람이 어떤 물건을 소유하든 그렇게 부럽거나 하지않는?

물건을 봐도 쓰레기가 될수있는 물건들은 구지 욕심이 나지 않는다.

 

사람은 어차피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가는데

죽을때가 되면 내 짐을 하나둘 정리를 하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든 어르신들은 자기짐을 조금씩 줄여나갔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미니멀한 삶을위해 앞으로 더 노력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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