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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

임신하고 의료기술직 공무원 준비하다 포기한썰.

by 오필리아찡 2018.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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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고 임신초기쯤 공고하나가 떴었다. 그 공고는 정말 내가 기다리던 의료기술직공무원 공고.

내가 있는 지역에는 정말 정말 뽑지 않는데 내 직렬에 1명 뽑는다.

내가 가진 직렬은 전체적으로 지역별로 살펴볼때 경쟁률이 낮고 상대평가인 공무원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커트라인이 낮다. 그래서 도전할만 했다.

몇년만에 올라온 공고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임신을 했지만 오히려 임신한 지금이 공부할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몇일을 준비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고민할바에는 준비하는게 나을것 같다라고 판단했다.

안해서 사람이 후회하지 한다고해서 후회하진 않을것 같고 공부해서 남주는게아니라

어차피 내머릿속에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고싶었다.

 

 

그리하여 임신하며 직장과 공부를 병행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힘든 도전이었음을..  .

과목은 생물, 의료법규, 공중보건이었고

제일 처음 두달은 생물만 공부를 했다. 공부를 오랜만에 하니

기억을 더듬고 배웠던 세포, 유전공부들이 나와서 너무 재미있었다.

의료기술직 공무원을 준비할때 tip을 말하자면!!!!!

 

-맨살모임이라는 네이버카페를 통해 의지를 다잡고 정보를 공유한다.

지역마다 의료기술직 시험일정이 다른데 시험이 끝나고 정보를 볼수 있고 그외 관련서적을 중고로 구입할수 있어

꽤나 활용을 했었다. 그리고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매우 잘하는 사람들이 대답해 올려주면

이해가 되어 공부하기가 수월했다.

 

-카페에서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카톡으로 주기적으로 공부시간이나 질문응답을 만들어 자극제를 제공한다.

나는 생물방, 공중보건방의 카톡방을 만들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번갈아 가면서 문제를 만들어 하루에 한번이상 무조건 풀수있게 했고

문제를 풀다 모르는게 있으면 물었을때 함께 고민하고 대답해줘서 혼자 전전긍긍하지 않았다.

 

 

-생물은 생물1,생물2가 있는데 생물2는 심화내용이 대학전공수준이상이기에 꼭 인강을 듣기를 권한다.

 세포, 유전자, 그외 진화부분까지 여러단계의 생물부분이 나오는데 인강을 들으면 이해가 되고

그외 의료관련전공으로 생물을 배웠기에 읽었을때 대충 알것같았다. 하지만 문제를 풀었을때 상당한 응용과

엄청난 헷갈림을 주어 자신감을 팍팍 떨어트리게 했다. 특히 유전부분에 계산문제도 너무 어려워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했다.

나는 박노광의 EBS생물강의를 들었는데 외모적으로 선생님이 지루해보이게 강의할것 같았는데

무척이나 잘 가르쳐주셔서 공부하는동안 재미있었다.

 

-생물은 정리노트를 만들고 공중보건은 오답노트를 만들어 계속 눈으로 익힌다.

생물은 몇번을 다시봐도 문제를 풀었을때랑 너무 달라서 이론만 봤을땐 자신있다 생각했던게 풀면서 좌절했다.

그래서 문제보다는 이론을 확실하게 개념적으로 정리하려고 했고 정리노트를 만들어 정리했다.

공중보건은 처음부터 이론을 계속 보기엔 지루하고 잠이 와서 우선 문제를 계속 보고 외우고

자주나오는 부분은 이론을 한번 더읽었다. 그리고 카톡으로 만든 공중보건방을 통해 다시 서로 내준문제를 풀며

나올만한 문제를 눈으로 익혔다.

 

 

직장에서 9시까지 출근이면 7시쯤 출근하여 7시부터9시까지 공부를 하고 다시 오후업무가 끝나고

3시부터 5시까지 공부를 하여 직장에서의 공부시간을 최대한 늘렸다.

집에가면 신랑도 챙겨야하고 밥먹고 씻고 다시 책상에 앉기까지 시간이 걸렸기에 오전,오후시간을 활용하고자 했다.

아침에는 오자마자 생물인강을 1.5배속 1.8배속으로 해서 듣고

오후시간대에는 공중보건 오답과 이론을 보며 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집에와서는 약 2시간 정도 공부를 했는데 오전에 들었던 생물 인강본걸 복습하고 정리하였다.

하루 6시간씩 공부를 했지만 진도가 쉽게 나가지 않았고 머릿속에 다 외우기에는 늘 부족했다.

주말같은 경우는 같이 스터디하시는 분의 경우 하루 10시간이 넘는 공부량을 보였고

나처럼 직장을 병행한 분보다 직장다니지 않고 독서실가며 올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래서 공무원시험이구나. 정말 절실하고 죽을똥 살똥 공부하는 사람들만 모였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그래도 내 페이스대로 공부하자 싶었다.

 

그렇게 정말 10월에 있는 의료기술직 시험을 봐야겠다라고 다짐하고 공부했는데..

내가 포기한 이유는? ㅠㅠ

 

어느덧 공부를 해보니 출산까지 다가오고 출산 3주전부터는 배뭉침과 아기태동으로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제왕절개로 날을 잡았기에 언제까지 공부를 해야지 하며 진도계획표를 세웠고 그에맞춰 공부를 했다.

앉아있기는 힘들지만 몇달간 공부를 해보니 나름 보람도 있고 재미있었다.

근데 문제를 풀때는 늘 파도파도 끝이없는 내용들이 나왔다. 세포이름이나 호르몬 유전자이름같은 세세한것들이

문제로 나오니 막혀버렸고 고작 한과목에 20문제나오면서 이 많은 방대한 양을 보기가 빡세긴 빡셌다.

 

진도계획을 잡은것 보다 몇일 빠른 갑작스런 출산이였지만 아기를 낳기전에는 조리원에서,

그리고 입원실에서 할게 없으니 책이나 인강을 들으며 공부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출산을 하고 나니 내몸이 말이 아니었다.

제왕절개로 일주일정도는 병원에 입원을 하게되는데 배가 당겨 당장 일어나는것도 힘들고

수시로 연락이오는 수유벨에 매끼니에 간식에 챙겨먹고 이래저래하다보면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 ~ 그래. 일주일정도는 쉬자 생각했고

조리원에서 공부를 하면되겠다 생각했다.

조리원에 도착하니 이번엔, 생각보다 빡빡한 일정에 하루가 잘갔다.

교육도 있고, 마사지도 있고, 수유콜도 있고, 내몸을 추스리다보면 하루가 잘갔다.

그래. 조리원에 있는동안에만 쉬자. 내몸은 지금 휴식해야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지말고 지금은 우선 공부잊고 내몸을 챙기자 생각했다.

그리고 퇴원후 집으로 가서 공부를 해야지 다짐했다.

 

 

퇴원하니 왠걸? 조리원에서는 밤시간동안 간호사선생님들이 아기를 돌봐주니

아기의 수면패턴을 몰랐었다. 2시간마다 깨서 울어대는데 잠을 거의 한숨도 못잔느낌이고

만성피로로 쌓여갔다. 몸조리는 무슨.......................공부는 무슨 ㅠㅠㅠ

아 사람들이 이래서 둘째 임신을 미리 두려워하는구나. 겨우 살만한데 다시 둘째를 가지면 또 신생아시절부터.. .

키워보니 신생아시절은 생각보다 금방 가는데 사실 지금 몸조리가 부족했는지

아님 그냥 육아로 몸이 지친건지 무릎에서는 뼈소리가 나고 어깨와 날개뼈는 늘 아프다.

신랑에게 눈치보여 공부안한다는 소리를 못하던 찰나 신랑이 내가 잠도 잘못자고 아기케어하니까

먼저 공부는 하지말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래 이 말을 기다렸어.

스스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싫어서 자꾸 합당한 이유를 찾았고 합리화하려고 했다.

근데 임신하면서 혹시나 의료기술직공무원 계획중이라면 절대.........반대할게요.

저도 임신때 주변 사람들이 신생아는 많이 잔다고 하루 20시간은 잘거라고.

그러면 그시절이 나름 공부를 제일 많이 할수 있는 시간일거라고 해서 그정도라면 공부하기엔 충분하겠다 했지만

아기를 재우고 나면 집안일은 누가하고 수시로 다가오는 젖병소독시간에 독박으로 육아를 하다보니

몸이 회복이 잘 안되더라구요. 이래서 빨리 아기낳고 키워야 좋은지.

 

 

 

지우개가루 이렇게 날리도록 공부를 했는데 공부한게 아깝지만 지금은 저......포기하렵니다.

처음 아기낳고 신생아시절때는 몸도 힘들고 잠도 부족해서 늘 피곤했는데

조금씩 회복되는 시기가 오면서 공부를 포기했다라는 생각이 저를 압박해오긴 했어요.

근데 그걸 깨끗하게 사라지게 해준 게 바로 저희 아기에요. 아기웃는모습 아기 성장하는모습을

더욱 눈에 담고 케어해줄수 있다는 기쁨이 있긴 있어요. 만약 공무원준비를 계속했다면

지금은 어린이집을 가는것도 아니고 24시간 함께 있는 게 엄마인데 아기는 안보고 책만봐야했을거 아닌가 싶어요.

저는 태교를 의료기술직공무원공부로 했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치만 후회는 없어요. 기술직공무원은 또 언제일지 모르지만 계속 뽑고

경력채용이라 언제든 기회가 있거든요. 그때 공부하면 더 수월하게 할수 있지않을까싶어요.

암튼 올해 시험보시는 선생님들 모두 시험 정말 잘보시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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